삼성부터 찾아간 바이든…반도체 패권 전쟁 속 韓·美 손 잡았다

입력 2022-05-20 19:30   수정 2022-05-21 00:51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 오후 주한 미 공군 경기 오산기지 도착 후 곧바로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찾는 것으로 한국 방문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평택 공장에선 윤석열 대통령이 함께했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두 정상을 안내했다.

세계 반도체업계에서는 미국 정부가 한국과의 경제안보 동맹에서 반도체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보여주는 방증이라고 평가했다. 시스템 반도체와 메모리 반도체,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등 반도체시장의 삼각 축에서 삼성전자는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존재기 때문이다. 또한 한·미 ‘반도체 동맹’을 통해 미국 주도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추진하고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압박할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 美 파운드리 경쟁력, 삼성에 의존

미국의 글로벌 기업들은 특히 메모리 반도체와 파운드리 의존도가 높다.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등 주요 자동차 기업은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수시로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구글, 아마존, 메타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은 서버용 메모리 반도체뿐 아니라 자체 설계한 칩을 맡길 파운드리 회사 확보에 혈안이다.

메모리 반도체인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 시장점유율은 41.9%(2021년 4분기)다. SK하이닉스와 합치면 70%를 넘는다. 파운드리에선 대만 TSMC에 이은 세계 2위다. 시장점유율은 18.3%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D램 시장에서 사실상 독주하고 있는 데다 파운드리 부문에선 TSMC를 견제할 유일한 카드로 평가하고 있다.

실제 애플, 퀄컴 등도 TSMC와 삼성전자 등에 칩 제조를 함께 맡기고 있다. 크리스티아누 아몬 퀄컴 최고경영자(CEO)가 바이든 대통령의 평택 방문에 동행한 것도 이 같은 반도체 생태계를 보여준다는 해석이다.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를 통해 중국 반도체 굴기를 견제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TSMC나 삼성전자와의 관계를 강화해 중국의 반도체 제조능력을 제한하겠다는 전략이다. 중국 화웨이의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인 ‘기린’처럼 반도체 설계 경쟁력을 갖춘다고 해도 파운드리가 없으면 현실화하기 힘들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 “반도체 수출 2027년 1700억달러”
윤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평택 공장을 찾으면서 ‘반도체 초강대국 건설’에 시동을 걸었다는 분석도 나오다. 정부는 세계 반도체 패권전쟁 속에 반도체 등 미래전략산업을 위한 중장기 로드맵을 발표했다. 지난 3일 내놓은 ‘윤석열 정부 110대 국정과제’에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반도체·배터리·인공지능(AI) 등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는 첨단 산업을 미래전략산업으로 육성해 초(超)격차를 확보하는 것은 물론 신(新)격차까지 창출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설비투자 때 과감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인허가 과정을 일원화해 처리 속도를 높이기로 했다. 이를 통해 정부는 지난해 1280억달러(약 162조3000억원)였던 반도체 수출을 2027년 1700억달러(약 215조6000억원)로 30% 이상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 이재용, 3나노 반도체 소개
이재용 부회장은 이날 원래 잡혀 있던 재판에 출석하지 않고 삼성전자 평택공장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안내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5-2부가 ‘회계 부정·부당합병’ 관련 이날 공판은 예정대로 속행하되, 이 부회장의 불출석을 허가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에게 세계 최초로 개발한 3㎚(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공정의 차세대 반도체를 선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3㎚에서는 파운드리 분야 세계 1위인 TSMC보다도 삼성전자가 앞선다”며 “이 부회장이 직접 제품을 소개하며 삼성의 높은 기술 경쟁력을 각인시키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신영/정지은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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